영화 <A Man> : 정체의 그림자, 진실의 불안, 인간의 흔적
2019년 스기타 키이치 감독의 A Man은 인간의 ‘존재’를 묻는 철학적 미스터리다. 제목에서 보이듯 ‘한 남자’의 정체를 둘러싼 이야기지만, 단순한 스릴러나 추리극의 외피를 넘어, 기억과 진실, 그리고 인간의 본질을 파고드는 심리극에 가깝다. 일본 독립영화의 미학은 종종 ‘작은 이야기 속의 거대한 사유’로 표현되는데, A Man은 바로 그 정점에 서 있다. 영화는 한 여자가 남편의 사망 이후, 그가 전혀 다른 인물로 살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감독은 진실을 밝히는 과정보다, 그 진실이 인간의 마음에 남기는 흔적에 집중한다. 사회적 신분, 이름, 과거의 기록이 사라진 뒤에도 인간은 여전히 자신으로 남을 수 있는가—이 영화는 그 질문을 담담하고도 집요하게 던진다.영화 속 정체의 그..
2025. 1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