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66 영화 <Firefly> 속 기억 속의 불빛, 인간의 잔향, 조용한 감정 (2000)은 일본 감독 이와이 슌지가 연출한 독립영화로, 전쟁의 트라우마와 인간의 내면적 상처를 다룬 작품이다. 제목 ‘Firefly(호타루)’는 일본어로 ‘반딧불이’를 뜻하며, 어둠 속에서도 잠시 빛나는 기억의 은유로 사용된다.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일본 사회를 배경으로, 살아남은 이들의 죄의식과 상실을 그린다. 주인공은 전쟁 중 부상을 입고 살아남았지만, 그 이후의 삶 속에서 자신이 살아남았다는 사실 자체가 짐이 된 남자 ‘요시오’이다. 그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려 하지만, 밤마다 불빛을 바라보며 잃어버린 동료들과 가족을 떠올린다. 그 불빛은 단순한 자연의 장면이 아니라, 과거의 혼령처럼 그를 따라다니는 심리적 장면이다. 이와이 슌지는 이 영화를 통해 ‘기억의 무게’를 시각화한다. 그는 전.. 2025. 11. 5. 영화 <Still Walking> 속 세대의 시간, 남겨진 마음, 사랑의 무게 (2008)은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자신의 개인적 경험과 철학을 가장 진솔하게 녹여낸 작품이다. 감독은 이 영화를 자신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만든 ‘사적인 추모’라고 밝힌 바 있다. 영화는 단 하루, 여름의 어느 날을 배경으로 한다. 노부요시(요시다 요시오)와 그의 아내 토미(키키 키린)는 오랜만에 자식들을 집으로 불러 모은다. 가족은 한때 의사였던 아버지의 집에 모여 점심을 먹고, 대화를 나누며, 오래된 상처를 다시 마주한다. 표면적으로는 평범한 가족 모임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깊은 감정의 균열이 존재한다. 이 가족은 몇 년 전 장남 준페이를 사고로 잃었다. 그는 바다에서 익사한 아이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고, 부모는 여전히 그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살아남은 둘째 아들 료타(아베 히로.. 2025. 11. 4. 영화 <After the Storm> : 실패의 일상, 비 오는 밤, 폭풍 뒤의 새벽 (2016)은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인생의 덧없음과 가족의 온기를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으로, 현실 속 잔잔한 고통을 유머와 따뜻함으로 감싼다. 영화의 주인공 료타(아베 히로시)는 한때 촉망받던 소설가였지만, 지금은 사설탐정으로 일하며 도박으로 돈을 탕진하는 중년 남자다. 그는 이혼했고, 전 아내(요코 마키)와 아들 싱고는 그를 멀리한다. 그러나 료타는 여전히 작가로서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동시에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되찾고 싶어 한다. 그는 실패의 끝에서 여전히 ‘무언가를 바꾸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있다. 영화는 그런 료타의 불완전함을 정죄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작고 어설픈 시도를 따뜻하게 바라본다. 고레에다는 이 영화에서 ‘완벽하지 않은 삶’을 있는 그대로 포용한다. 료타는 도박을 끊지 못하고, 가.. 2025. 11. 4. 영화 <Monster> 속 왜곡된 진실, 아이의 언어, 인간의 이면 (2023)는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다시 사회적 현실로 시선을 돌린 작품으로, ‘진실’이라는 주제를 다층적 시점으로 해부한다. 영화는 한 초등학생의 이상한 행동에서 시작된다. 선생님에게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아이, 그러나 학교는 이를 은폐하려 하고, 어머니는 진실을 밝혀내려 한다. 그리고 사건이 진행될수록 이야기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고레에다는 이 단순한 사건을 세 가지 시점 — 어머니, 교사, 아이 — 의 관점에서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각 시점이 더해질수록 진실은 달라지고, 관객의 판단은 뒤흔들린다. 이것은 단순한 미스터리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관계의 ‘인지의 차이’를 시각적으로 탐구한 실험이다. 영화는 “괴물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결국 “괴물이라 불리는 것은 누구의 시선인.. 2025. 11. 3. 영화 <Shoplifters> : 이어진 가족, 도덕의 경계, 작은 온기 (2018)은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오랜 시간 탐구해 온 ‘가족의 의미’를 가장 명확하게, 그리고 가장 따뜻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영화는 사회의 가장 낮은 곳, 제도의 바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가족의 본질을 묻는다. 오사무(릴리 프랭키)와 노부요(안도 벚꽃)는 도심의 좁은 집에서 어린 소년 쇼타, 노년의 할머니 하쓰에, 그리고 여동생 아이와 함께 살아간다. 그들은 피로 맺어진 가족이 아니다. 하지만 서로를 돌보고, 밥을 나누며, 추운 밤에 함께 이불을 덮는다. 생계를 위해 소매치기를 하지만, 그 속에는 생존의 이유와 나름의 윤리가 있다. 고레에다는 이 ‘도둑 가족’을 단순한 범죄 집단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사회가 버린 사람들끼리 만들어낸 또 다른 형태의 공동체다. 그들이 .. 2025. 11. 3. 영화 <Air Doll> 속 공허 속의 탄생, 인간을 비추는 인형, 공기 (2009)는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인형이라는 비인간적 존재를 통해 인간의 실존을 탐구한 독립영화다. 이 영화는 인간 사회의 외로움과 감정의 결핍을 은유적으로 드러내며, ‘살아 있는 것’과 ‘살아 있는 척하는 것’의 차이를 묻는다. 주인공 노조미(배두나)는 성인용 공기인형이다. 그러나 어느 날, 그녀는 스스로 의식을 갖게 되고, 인간의 세계로 걸어 나온다. 그녀는 거리의 사람들과 교류하고, 사랑을 배우고, 슬픔을 경험한다. 하지만 그 모든 경험은 인간의 모방일 뿐이다. 그녀는 인간처럼 느끼고 싶어 하지만, 동시에 자신이 진짜 인간이 아님을 안다. 이 영화는 바로 그 모순된 존재의식에서 출발한다. 고레에다는 을 통해 인간이 얼마나 ‘비어 있는 존재’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인형이 감정을 배우는 이야기는 .. 2025. 10. 31.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