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년 나카무라 젠 감독의 Survive Style 5+는 일본 독립영화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제목에 포함된 ‘5+’는 다섯 개의 단편적 서사가 하나의 세계 안에서 공존한다는 뜻이며, 그 안에는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되풀이된다. 영화는 블랙코미디, 초현실, 드라마, 그리고 뮤지컬의 요소까지 결합해 완전히 새로운 장르적 혼종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이 혼란스러운 세계 속에서 감독이 진짜로 말하고자 한 것은 단순하다. 인간은 이유를 알 수 없더라도 살아간다는 것. Survive Style 5+는 바로 그 ‘살아 있음의 무의미함’을 찬란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일본 인디 영화의 실험정신과 미학적 대담함이 동시에 폭발한, 말 그대로 ‘생존의 스타일’을 가진 영화다.
영화 <Survive Style 5+> 속 기이한 생존
이 영화의 첫 번째 이야기는 남편 이치로가 반복해서 죽는 아내를 다시 묻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아내는 매번 되살아나 그를 공격한다. 이 기이한 설정은 생존을 하나의 ‘패턴’으로 바꿔버린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일상의 일부로 편입되는 것이다. 나카무라 젠은 이 초현실적인 상황을 그로테스크하게 연출하지만, 동시에 묘한 따뜻함을 유지한다. 죽음조차 삶의 일부로 포함시키는 유머, 그것이 이 영화의 핵심 정서다. 일본 독립영화의 특유의 냉소와 따뜻함이 공존하는 순간이다.
감독은 이 장면을 통해 ‘존재의 무의미’를 선언하면서도, 그 무의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본능을 포착한다. 이치로는 매번 죽고, 매번 다시 싸운다. 이유는 없다. 그러나 그 반복이 바로 그의 삶이다. 나카무라 젠은 ‘의미 없는 행동’을 통해 인간의 생존 의지를 보여준다. 삶은 합리적 설명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멈출 수 없기 때문에 지속된다. Survive Style 5+의 세계에서 살아 있는 것은 바로 이 ‘무의미를 견디는 자들’이다.
부조리의 유머
영화의 두 번째 축은 다양한 인물들의 병렬 서사다. 최면술사, 광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강도, 외국인 킬러 등이 서로의 이야기 안으로 스며들며, 세계는 점점 뒤엉킨다. 그러나 이 혼란은 계산된 부조리다. 나카무라 젠은 무작위처럼 보이는 사건들을 유머로 묶어내며, 삶의 부조리 자체를 웃음의 대상으로 삼는다. 일본 독립영화의 미학 중 하나는 바로 이 ‘부조리의 미소’다.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태도, 그것이 예술적 저항의 한 형태로 기능한다. 감독은 끊임없이 관객을 혼란스럽게 만들지만, 그 혼란이 바로 인간의 존재 조건임을 역설한다.
특히 영화의 중심부에서 외국인 킬러가 일본인들에게 “당신의 기능은 무엇인가?”라고 묻는 장면은 철학적 핵심으로 작동한다. 이 질문은 단순히 직업을 묻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존재 이유를 향한 도전이다. 대부분의 인물은 대답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 침묵 속에서 영화의 메시지가 드러난다. 우리는 자신의 ‘기능’을 알지 못한 채 살아간다. 그러나 그 무지 속에서도, 혹은 그 무지 때문에 살아간다. 나카무라 젠은 이 부조리를 웃음으로 승화시킨다. 웃는다는 행위 자체가 이미 살아 있음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반복의 의미
Survive Style 5+의 엔딩은 앞서의 혼란스러운 구조가 반복적으로 되돌아오며 완성된다. 죽음과 삶, 사랑과 폭력, 희극과 비극이 다시 한번 뒤섞인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처음의 무질서가 ‘패턴’으로, 패턴이 ‘리듬’으로 바뀌며 하나의 유기적 세계가 완성된다. 감독은 반복을 파괴가 아닌 창조의 행위로 제시한다.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 조금씩 변화한다. 그것이 바로 ‘생존의 스타일’이다. 일본 독립영화가 자주 보여주는 순환 구조—끝나지 않는 이야기, 닫히지 않는 결말—이 이 영화에서 가장 역동적인 형태로 구현된다.
마지막 장면에서 각 인물은 각자의 공간에서 여전히 살아간다. 어떤 변화도 없고, 어떤 해답도 주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카메라는 그들의 얼굴을 오래 비추며 말한다. “그래도 살아 있다.” 그것이 이 영화의 결론이다. 기이한 생존, 부조리의 유머, 반복의 의미—이 세 단어는 Survive Style 5+의 구조이자 정신이다. 나카무라 젠은 삶을 비웃으면서도, 그 비웃음 속에 진심을 숨긴다. 세상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고, 인간은 여전히 어리석다. 그러나 그 어리석음이야말로 삶을 지속시키는 에너지다. 이 영화는 그 사실을 가장 기묘하고도 유쾌하게 증명한다. 일본 독립영화의 자유, 그것이 이 작품 안에서 완벽하게 살아 숨 쉰다.